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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자유민주라는 국가 정체성을 해체하는 길로 가고 있다!”[작심 토로] 정홍원 전 국무총리
썬데이한국 공유 | 승인 2018.11.27 09:05

⊙ 대통령은 ‘헌법정신과 국가 정체성을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는 사명을 다하겠다’고 국민 앞에 천명하라

⊙ 文 대통령 당선은 혁명의 산물 아냐… 왜 헌법대통령 아닌 ‘촛불대통령’ 자칭하나? 국민은 불안하다

⊙ “전직 대통령이 무슨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계속 구속해 놓나”

鄭烘原 : 1944년 출생. 진주사범학교,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 1972년 제14회 사법시험 합격 / 前 대검찰청 감찰부장, 광주지검·부산지검 검사장, 제27대 법무연수원장, 제9대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 제42대 국무총리 역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불러온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는 무엇일까. 지금도 보수 세력 사이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돈을 받은 것도 아니고, 대체 탄핵할 만큼 잘못한 것이 뭐냐”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법조인들 사이에서는 의혹만으로 탄핵을 하고 탄핵부터 한 후 나중에 재판이 열리는 박 전 대통령의 상황은 사법정신에 위배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을 정확하게 얘기해 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박 전 대통령과 정치 역경을 함께한 주변 인물들, 이른바 친박의 이야기는 ‘편들기’로 치부되기 마련이다. 이런 이유로 침묵을 지켜온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총리였던 정홍원(鄭烘原·75) 전 총리가 입을 열었다.

검사 외길을 걷던 정홍원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시절인 2012년 19대 총선 당 공천심사위원장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고,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가 됐다. 정 전 총리를 서초동 개인사무실에서 만났다.<중략>

세금으로 인심 쓰는 현 정부
분배부터 생각하면 결과적으로 나라 망처

― 현재 청년의 가장 큰 고민은 고용과 취업입니다.

“현 정부는 일자리를 국가가 늘리겠다며 소득주도성장을 지향하고 있잖아요. 소득을 늘리면 그게 소비로 연결되고 경제가 활성화돼서 또 소득을 창출한다는 말인데, 소득을 어떻게 늘려줍니까. 현 정부는 국가가 나서서 일자리를 늘리고 소득을 높여주겠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면 공직자를 많이 뽑는다든가. 그런데 이런 방식은 역사적으로 한 번도 증명이 된 적이 없어요. 공직자를 늘리면 일단 취업률은 높아질지 모르지만 한계가 있는 숫자고 공직자에게 들어가는 세금이라든가 그들이 퇴임했을 때 연금까지 생각해 보면 국가에 엄청난 부담을 지우는 겁니다. 현 정부는 부작용을 겪지 않을 수도 있지만 차기, 차차기 정부에 갈수록 부담이 되고 결국 부담을 차세대에 미루는 것밖에 안 됩니다. 현 정부는 세금으로 인심 쓰고 부담은 차세대가 지는 이런 행태는 도리가 아니라고 봅니다.”

― 국가가 나서서 소득을 늘린다는 데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일자리를 만드는 건 기업입니다. 기업이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고 사기를 북돋워 기업 규모가 확장되면 일자리가 늘어나는 거죠. 이게 상식이고 국민들의 세금 부담 없이 국가적으로도 전체적인 부가 늘어나는 겁니다. 그런데 국가가 일자리 확대를 주도하겠다고 하고 1년여 실험을 했지만 안 되잖아요? 그럼에도 계속 고집하고 있는 정부가 안타깝습니다.”

― 정부가 왜 그런다고 보십니까.

“철학의 차이에서 출발한다고 봅니다. 분배를 중시하는 사회주의적 사고방식 때문이죠. 근데 분배란 분배할 거리가 만들어져야 하는 거지 분배를 위해 경제활동 하는 건 아니잖아요. 분배부터 생각하면 결과적으로 다 같이 못사는 평준화, 하향평준화로 가는 길이고 나라 망치는 길입니다. 역사적으로 증명이 된 겁니다.”

경제보다 심각한 건 국가 정체성 훼손
대통령의 첫째임무는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것

―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우려가 큰데 그 밖에 정부가 잘못하는 점을 지적하자면 어떤 게 있을까요.

“경제는 나아질 수도 있지만, 정부가 이 나라를 해체하는 길로 가는 게 아닌가라는 걱정이 제일 큽니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가져오고 있어요. 헌법상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자유민주주의인데 자유를 뺀다는 얘기가 나오고, 우리 대통령이 북한에 가서 ‘남측 대통령’이라고 자칭하기도 했죠. 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인지 알 수가 없어요. 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번 공개적으로 묻고 싶어요.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지키는 게 첫째 임무 아닙니까? 국민들이 안전하게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런 대통령의 의지를 볼 수 있다면 우리 국민들이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을 텐데 지금 그런 모습은 전혀 안 보입니다. 안전하게 살려면 북핵을 완전히 제거해야 하는 게 상식인데 대통령이 북핵을 없애겠다는 건지, 현상유지를 하겠다는 건지 애매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략>

박 대통령 ‘무뇌아 취급’에 참을 수 없어
사법적 절차 없이 ‘마녀사냥’

정홍원 전 총리는 촛불과 탄핵 정국인 2016년 11월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발표했다. 그는 글을 통해 “참으로 답답하고 암담한 심정”이라며 “진실 규명도 되기 전에 대통령에게 무한 책임을 지라는 요구와 주장은 법 앞의 평등이 아니라 일시적 분풀이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은 외부 조력 없이 판단을 못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는 일부의 주장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인 추궁을 할 것이 아니라 냉정을 되찾고 이성적, 합리적인 판단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 그때는 이른바 마녀사냥과 각종 추문 등 비이성적인 일들이 있었는데 글을 발표할 때 피해가 두렵진 않았습니까.

“이럴 때 침묵하는 건 비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돌 맞을 생각을 하고 발표했는데 돌도 좀 맞았지만 훨씬 더 많은 박수를 받았어요. 해외 교포들 사이에서도 그 글을 돌려 읽었다고 하더라고요.”

― 글을 발표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까.

“당시 박 대통령을 비난만 하면 최고의 성직자가 되는 분위기에서 다들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종편에서 한 패널이 얘기하는데, 박 대통령은 마치 최순실이라는 사람이 뒤에서 코치를 안 하면 아무 의사 결정도 못하는 무뇌아 처럼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게 정말 막장까지 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거짓이 횡행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겁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가 무슨 잘못이 있으면 사법적 절차를 거쳐서 판결을 해야지 이런 식으로 마녀사냥을 하면 되겠습니까?”<중략>

“박 전 대통령은 사리사욕 없는 인물”
부정부패에 대한 거부감이 커

― 박근혜 정부 총리로서 어찌 보면 편을 들어주는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그것보다 쓸데없이 흥분하지 말고 이성을 되찾아 법적인 결론을 기다리자라는 마음이 컸지요. 예전에 광우병 소고기 사건에서도 봤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금방 흥분하지 않습니까. 광우병 사건 어떻게 됐어요. 그 사람들 잘못했다는 사과 한 번 없이 그냥 넘어갔지 않습니까. 박 대통령 재판도 그런 거라고 봤습니다. 박 대통령이 뇌물을 받았다는데 박 대통령 호주머니에 돈이 있었습니까? 이런 의문으로 진실을 찾아갔어야 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죠.”

― ‘재판보다 탄핵 먼저’가 문제라고도 언급했습니다.

“대통령을 탄핵하려면 뭘 잘못했는지 법적으로 판명이 된 다음에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재판은 나중에 한다며 먼저 쫓아내고 구속해 놓고 그다음에 재판해서 뭘 잘못했는지 가린다니… 순서가 잘못된 거죠.”

― 박 전 대통령 구속에 대해서도 지적했는데요.

“처음부터 구속하는 게 참… 대통령이 무슨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구속을 합니까. 국사범이나 반역이나 이적이나 나라 말아먹을 죄라면 모르지만 그게 아니라면 구속까지 해야 됩니까. 또 구속을 했다 하더라도 구속기간이 만료가 되면 석방해야지 그걸 또 영장을 다시 발부해 구속을 연장하고 하는 모습은 사법정의가 아니라고 봅니다. 사법정의를 세워 석방하고 재판하라고 이야기한 겁니다.”

― 박 대통령이 사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까.

“박 대통령은 아버지 영향 때문인지 부정부패에 대한 거부감이 큰 사람입니다. 한번은 내가 ‘아무리 정부가 잘 해도 부패사건 한번 터지면 도루묵이 되니 처음부터 부패문제는 철저하게 관리를 해봅시다’라고 했더니 나보다 한술 더 떠 당장 일을 시작하라고 하더군요. 총리실에 부패척결단을 만든 게 그때입니다. (총리를) 그만두기 1년여 전에 만든 건데 1년 동안 잡아낸 누수 금액이 6000억원에 달하는 겁니다. 이런 것들만 잡아내도 복지든 뭐든 더 할 수 있어요. 이런 의식을 가진 대통령이 자기가 돈 챙기려고 뭘 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우려 때문에 동생들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는데 말이죠.”<중략>

총리대세론엔 관심 없어
“보수재기--권력 다툼하는 모습 극복이 관건

― 요즘 황교안 전 총리와 이낙연 총리를 중심으로 총리 출신들이 대선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총리대세론’이 나옵니다. 본인도 생각이 있으신지,

“정치는 할 생각이 없습니다. 내 나이가 70대 중반인데 욕심부리면 노욕(老慾)이라고 하지 않겠어요? 그저 국정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나라에 좋은 일 있으면 박수 치고 나쁜 일 있으면 지적하고 충고하는 게 도리인 것 같습니다. 나라 걱정하는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격려하고 힘 실어주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어요.”

― 정권을 견제하고 잘못을 지적해야 할 보수야당은 지지율이 낮은데요.

“이런 사태까지 온 데 대한 책임감과 반성을 국민에게 명확하게 보여주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그다음에 여당과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첫 번째 절차를 제대로 안 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지지를 보내지 않는 겁니다. 진정성을 국민에게 보여준다면 민심이 돌아오리라 봅니다.”

― 보수가 잘못한 건 아닙니다만.

“보수의 가치는 자유와 평등입니다. 개개인의 능력은 다 다르고 같은 재료를 줘도 결과물이 다릅니다. 그러다 보니 격차가 생기지만 보수에서 격차를 해결하고 평등을 추구하는 방법도 충분히 있습니다. 시장경제 자율에 맡긴 후 화합하고 통합하는 게 보수의 가치입니다. 이 정의로운 가치를 왜 국민들이 불신하고 외면했을까요. 서로 고집부리고 권력다툼 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를 극복한다면 보수는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권세진/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썬데이한국 편집자 주: 지면관계로 많은 양의 내용을 줄인 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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