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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난민 ‘캐러밴’을 돕는 한인“난민들은 입을 것 먹을 것이 필요합니다”
편집국 | 승인 2018.12.22 10:27
▲ 전기석 위원장과 ‘보더엔젤스’ 팀장 마티네즈

현재 미국과 멕시코 국경 마을 티화나에 도착한 중남미 난민 ‘캐러밴’은 트럼프 미행정부에게는 커다란 골치거리가 되어있다. 이같은 캐러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독설을 퍼부으며 강경 태세를 보이면서 한때 최루탄 개스도 발사하는 등 일촉측발의 위기에 빠져 들기도 했다.

전세계도 난민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UN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난민이 7천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이 문제가 가장 심각한 곳 중 하나가 바로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이다. 최근 한인서류미비자인권위원회 전기석 위원장이 현지 실태를 파악하고 돌아왔다. 그는 “내년 1월 중에 한인 봉사자들과 함께 현지 봉사에 나설 것”이라면서 자원봉사자들의 참여와 동포사회의 후원을 요청했다. (편집자주)

전기석 위원장은 지난 8일 토요일 샌디에이고에 자리잡은 난민 구호단체 ‘보더엔젤스’(Boarder Angels)와 접촉했다. 이 단체는 중남미 난민들을 도와주는 단체이다. 전 위원장은 이번 현지 답사 길에 라면 40박스와 음료수를 가지고 갔는데 난민촌 안에서 순식간에 동이 나버렸다. 이날 샌디에이고에서 ‘보더엔젤스’(Boarder Angels)팀과 함께 남쪽 국경을 넘어 가는 길에 팀으로부터 번호표를 배부 받고 함께 일렬로 주행했다. ‘보더스 엔젤’ 팀은 이날 3번째 난민 구호 활동에 나선다고 했다. 약 20대의 차량이 국경을 넘었다. 차량에는 다양한 구호품을 실었다.

평소 태권도를 연마한다는 ‘보더스 엔젤’의 샌디에이고 팀장인 마티네즈(Martinez)는 전 위원장을 보고 “당신이 이번 구호 활동에 나선 아시안으로는 처음이다”라고 하면서 반겼다. 현재 6천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는 중남미 난민들은 국경에서 약 1마일 떨어진 티후아나의 스포츠 센터인 베니토 후아레즈(Benito Juarez)와 시 외곽 남쪽에 있는 뮤직 콘서트 장소인 엘 바나탄(El Barnatan) 등 2개 지역에 분산 수용 중이다.

원래는 베니토 후아레즈에 수용했다가 보안상 문제로 멕시코 정부가 난민들을 시 남쪽 외곽에 자리잡은 엘 바나탄 뮤직 콘서트 장으로 대부분 이송 수용 했다.

현재 멕시코 정부가 구호 단체들과 함께 이들 난민들에게 하루 2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난민들은 수용소를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었다. 이날 전 위원장이 방문한 엘 바나탄 수용소에는 멕시코 군인들과 경찰들이 경호에 나서고 있었다. 수용소로 변한 엘 바나탄 뮤직 콘서트 장소에는 텐트촌이 세워졌고, 많은 난민들은 텐트도 없이 건물 내부에 마분지 등을 깔고 지내고 있었다.

▲ 멕시코 국경도시 티후아나 엘 바나탄 난민수용소 내 천막촌

그의 눈에 비친 난민들은 그야말로 불쌍하고 비참했다. 이들 난민들에게는 지금 음식은 물론 옷가지 그리고 생활도구 등 무엇이든지 필요했다. 전 위원장은 “구호품이라고 해서 그래도 깨끗한 의류나 캔 식품등 격식을 갖추어야 생각할지 모르지만 지금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찬밥 더운밥을 가릴 처지가 아니다”면서 “여러분들이 신었던 헌 신발이나 헌 옷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전 위원장이 수용소에서 만난 한 혼듀라스 난민은 ‘미국이 끝내 난민 신청을 받아 주지 않으면 멕시코에서라도 살고 싶다”면서 “우리나라는 지금 갱단들 때문에 무섭고… 또한 식량도 없어 배고픈 나라”라고 호소했다. 난민촌에는 임산부들도 눈에 띄었다. 한 임산부는 “솔직히 미국 땅에서 애를 낳고 싶다”고 하면서 “미국 땅을 밟는 것이 꿈이다”라고 말했다.

없는 난민신세 처참

이들 난민들은 지난 2개월 동안 조국인 혼듀라스, 엘 살바도르, 과테말라 등을 떠나 걸어서, 트럭으로 무작정 미국을 향했다. 캐러밴은 영어로 ‘캐러밴’(caravan) 즉, 우리가 흔히 아는 ‘캠핑을 위한 이동식 주택’(캠핑카)을 뜻한다. 하지만 많은 한국언론은 기존 캠핑카와 구별하기 위해 중미 이민자 행렬을 ‘캐러밴’으로 표기하고 있다.

캐러밴은 ‘대상’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과거 낙타나 말 등에 짐을 싣고 다니며 물건을 사고파는 상인의 집단인데, 도적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모여서 다녔다. 각종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무리를 이룬 캐러밴과 일맥상통하다. 미국으로 가려는 중미 이민자 행렬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이들은 치안의 보호를 받지 못한 탓에 국경을 넘는 과정에서 강도나 살인, 납치 등 범죄에 항상 노출돼 있다. 이 때문에 무리를 지으면 이런 범죄에서 안전할 수 있고 국경에 배치된 경찰이나 군대 등이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장점이 있다.

또한 각종 사회단체나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기도 쉽고 국경을 넘는 대가로 브로커에 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여러 모로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캐러밴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데는 그 규모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 바도르 등 중미 국가에서 출발해, 멕시코와 미국 등으로 향하는 캐러밴이 계속 불어나고 있다. 현재 멕시코 티후아나 캠프촌과 멕시칼리 등에 모여 있는 캐러밴만 약 9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 된다.

이렇게 되자, 미국은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이들에 대해 적대감을 표시하며 강경 대응을 하는 한편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에 경비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invasion”이라며 이들의 행위를 ‘미국에 대한 침략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러더니 지난 11월 26일에는 트위터에 “멕시코는 깃발을 흔드는 이주자들을 자국으로 되돌아가게 해야 한다. 그중 많은 사람은 범죄자들” 이라며 “만약 필요하다면 우리는 국경을 영구적으로 폐쇄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국경 폐쇄’라는 극약 처방까지 내민 것이다. 이에따라 미 해병대원들이 지난 11월13일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샌디에이고의 샌 이시드로 국경검문소 근처에 철조망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따라서 국경 지대 충돌도 격화되고 있다. 지난 11월 25일에는 샌디에이고와 접한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약 500명의 캐러밴이 기습적으로 국경을 넘으려 하자, 미 국경순찰대가 최루가스와 고무총탄을 발사해 저지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미 국경순찰대가 최루가스를 어린이들에게 사용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한때 국경지대 검문소의 차량과 보행자 통행을 일시적으로 금지했다가 몇 시간 뒤 해제하는 조치도 취했다.

오래전부터 시작된 캐러밴

샌디에이고와 접경을 이루는 멕시코 티후아나로 몰려든 중미 출신 이민자(캐러밴)들 중 한 명인 온두라스 여성이 지난 11월 26일 국경 진입 시도 과정에서 미국 국경 요원들이 발사한 최루가스를 피해 맨발에 기저귀를 찬 다섯살 배기 쌍둥이 딸들의 손을 잡은 채 달아나는 사진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이 국경 진입을 시도하던 중미 출신 이민자들을 저지하기 위해 최루탄을 발사한 것과 관련, 비인도주의적 처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 티후아나 엘 바나탄 수용소에서 전기석 위원장(중앙)이 난민을 위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운데 낀 멕시코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멕시코는 사실 캐러밴 행렬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멕시코 정부 내에서 이를 저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도움을 주자는 의견이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압박이 계속되면서 캐러밴 행렬이 움직이는 루트에 군·경을 배치해 단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으로 불법 입국을 시도한 중미 이민자들에 대한 추방 절차에 들어갔다. 멕시코 이민청은 미 국경을 불법 침범한 중미 이민자 98명을 체포해 추방 절차를 밟고 있다고 지난 11월 26일 밝혔다. 최근 캐러밴 행렬에 가담하는 사람들은 주로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중미 국가 사람들이다. 이들 국가는 나라가 매우 혼란스럽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는 지난해 세계 1, 2위 수준의 살인율을 다툴 정도로 악명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 중남미 국가에서 신생 갱단이 성행하면서 일반 국민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착을 희망하는 엘살바도르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은 지난 10월 31일 수도 산살 바도르에서 모여 미국을 향해 출발했다.

이날 엘살바도르에서는 미국 정착을 희망하는 약 2천명의 4차 캐러밴이 미국을 향해 길을 나섰다.이들 국가는 독재나 부패 정부와 반군의 활동으로 사회가 혼란한 데다 갱단까지 활개를 치면서 시민들은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고통속에 살고 있다. 캐러밴 대열에 합류한 사람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동네에서 마음 놓고 길거리를 나다닐 수 없을 정도로 치안이 엉망이다. 갱단 수만도 수 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정부는 사실상 갱단을 방치하고 있다. 엘살바도르의 정치인은 집회나 유세를 할 경우 해당 구역 갱의 허락을 받아야 할 정도다. 마우리시오 라미레즈 란다베르데 엘살바도르 치안법무부 장관은 “도저히 어디까지가 국가이고 어디부터가 갱단의 영역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더욱이 최근 들어 폭우로 인한 홍수와 가뭄이 빈번해진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결국 부패한 정부의 비호를 받을 수 없는 가난, 갱단이 활개치는 동네에 살 수밖에 없는 가난, 천재지변으로 인한 큰 피해를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가난이 이들을 캐러밴 행렬에 참여하도록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 10월 12일, 범죄가 만연한 온두라스의 산페드로 술라에서 약 160명이 버스정류장에 모였다. 이들은 폭력과 가난을 피해 온두라스를 떠나 약 한 달간 여정으로 미국으로 가려는 사람들이었다.

이전까지 형성된 캐러밴 행렬은 보통 수백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엔 온두라스의 한 전직 정치인이 새 캐러밴 계획을 인터넷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올리자 캐러밴에 참여하려는 사람이 빠르게 늘었다. 지난 10월 13일 온두라스에서 캐러밴이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이미 1천명이상이 참여 했다. 온두라스에서 출발한 캐러밴이 과테말라를 지나 멕시코 국경에 다다랐을때는 이 숫자가 수 천명이 넘었다. 유엔난민기구는 캐러밴 규모를 지난 10월말 기준으로 약 7천명 정도로 추산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이 가운데 약 2천 300명이 아이들이라고 설명했다.

캐러밴이 급증한 데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초부터 강경한 반(反) 이민정책을 펼치며 틈틈이 캐러밴을 언급했고, 미국과 멕시코 사이 국경 장벽을 만들기 위한 예산을 통과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공포를 끌어낸 면도 있다. 얼마 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전에는 표심을 의식해 캐러밴에 대해 더욱 자극적인 단어를 써서 세상에 크게 알려졌다. 연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캐러밴을 몰랐던 중미 이민자들도 이 행렬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트럼프의 강경한 이민자 단속과 추방 조치가 오히려 역풍을 맞은 격이다.

중남미 난민 한인구조위원회’(가칭) 안내

전 위원장은 내년 1월 본격적인 구호활동을 위해 최근 ‘중남미 난민 한인구조위원회(가칭)를 구성했다. 이미 8가에 소재한 광명교회 김영석 목사도 참여를 약속했다. 현재 구호활동에 참여할 한인자원봉사들을 시급히 모집하고 있으며, 여러 기업이나 교회 단체들로부터 구호품을 기다리고 있다.
 
문의 및 접수처: 한인서류미비자인권위원회 사무실: 3242 W. 8th #108, Los Angeles, CA 90005
전화 (323) 383-7474

편집국  chunjiinl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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