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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 이야기… “도대체 왜그랬어!”“아직 꿈꾸고 아직 기도하고 아직 기대한다”
편집국 | 승인 2019.02.08 08:40

유승준(42, Steve Yoo)은 20대에는 한국에서 최고의 가수였다. 1997년 ‘가위’로 데뷔곡이 1위로 등극하면서 2001년까지 ‘나나나’ ‘내가 기다린 사랑’ ‘열정’ ‘슬픈 침묵’ ‘비젼’ ‘찾길바래’ ‘Wow’등이 차례로 대히트하여 총 47회에 걸쳐 KBS(뮤직뱅크) SBS(인기가요) 등을 포함해 가요제전에서 모두 1위를 하여 최고의 레전드 가수 겸 댄싱 킹이었다. 그런 그가 한 순간의 잘못 선택으로 “기피 인물 1호”가 되어 지난 2002년 이래 한국 입국이 거부되고 있는 상태이다. 그런 그가 새앨범을 내면서 지난 달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어떻게 새 음악을 녹음 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음악이 나오게 되었는지... 화면에 나오는 모습들로만은 설명할 수 없는 내 현실의 무거운 숙제들을 나는 풀어야만 했다”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자신을 용서 해주고 한국땅을 밟게 해달라는 호소였다. 하지만 한국의 많은 국민들은 아직도 용서할 기미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 그를 한국땅을 밟지 못하게 할 것인가? 한국정부 당국자는 “영구히 들어 올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로 17년째 입국 불허인 유승준의 과오는 이생에서는 풀려지지 않을 것인가? (편집자 주)

옹호자, “평생입국 금지는 인권침해이다”
반대자, “병역의무자에 대한 사기저하범”

그는 한국땅을 밟기위해 법적 소송까지 벌였다. 하지만 1심과 2심에서 “입국불허는 정당하다”는 판결로 패소했다. 한국 재판부는 “공익근무요원 소집 기일을 1회 연기한 뒤 소집 기일이 임박한 상황에서 국외여행 허가 를 받고 출국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는 등 병역 의무를 기피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 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원고가 입국해 방송·연예활동을 수행할 경우 국군 장병들의 사기를 저하 시키고 청소년들에게 병역의무 기피 풍조를 낳게 함으로써 준법 질서 를 어지럽힐 우려가 있으므로 대한민국의 이익·공공의 안전·사회질서와 선량한 풍속을 해하는 경우로 옛 출입국관리법 제11조 제1항 제3, 4, 8호가 정한 입국금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설명 했다.

그동안 유승준이 비판받을 만한 일을 했지만 입국금지 조처가 적절했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려왔다. 병무청이 병역기피 의혹 정치인들에 견줘 유씨에게만 유독 가혹한 조처를 했다는 것이다. 반면, 연예인으로서 사회 전체에 끼치는 악영향 등을 고려하면 입국금지가 합당했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번 신곡이 나오자 인터넷에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이런 글을 올렸다.

<도대체 왜그랬어/그러지 말지/정말 왜 그랬어…

우리는 가끔 이런 말을 한다. 과거에 대해 상대방의 후회를 불러일으키려는 말 , 그러나 세상 쓸데 없다. 반성할 사람은 저런 얘기 안해도 반성하고, 반성 안할 사람이 저 얘기 듣는다고 마음을 고쳐 먹는 것도 아니다.

[가위]를 처음 듣던 때의 그 충격이 생각난다. 유승준이 일산에 온다길래 예전에 새벽5시에 일어나 몇시간이고 그를 기다리던 생각이 난다. 누군가를 그렇게 오래 기다려본 적이 있었나.

승준오빠는 노래, 춤, 랩을 다 잘하고 한 사람이 마치 그룹같은 사람이었다. 그 앨범을 무슨 토익 테이프처럼 반복해서 들었다.

몇년이 흐르고… 그 이후 어떤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이 두려워졌다. 유승준보다 더 먼저 좋아했던 톰크루즈 외에는 그 누구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어릴 적의 실망감은 엄청났다. 더 오랜 시간이 흘렀고 그는 새로운 곡으로 돌아왔다.

<Another Day/ 아티스트 유승준/ 발매일 2019.01.18.>

오랜만의 그의 목소리가 애절했고 노래도 좋았다. 분노와 안타까움이 동시에 느껴진다.

나는 군면제자다. 제도적으로 정당하게 국방의 의무에서 면제되었다. 그를 용서하자 또는 하지 말자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 종전이 되지 않은 나라에서 태어나 징병제 때문에 젊은날 힘든 시간을 보낸 사람들만이 용서를 하든 하지말든 그걸 논할 자격이 있다.

군대 가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주변 사람들에게 해서는 안되는 그 쓸데 없는 말, 지나간 세월을 대신 후회하는 그 부질없는 말, 나는 그 말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지만 유승준은 내 가족도 소중한 이도 아니니까 한마디만 하고싶다.

도대체 왜 그러셨어요?
순간 욱해서 누굴 때린 것도 아니고, 선택의 순간이 많은 상황을 실수라고 하긴 어렵잖아요. 우울증이 있어서 결정장애가 있는거였으면 근처 정신건강의학과에서 6개월 꾸준히 진료 받고 병사용진단서라도 제출하지 그랬어요.
도대체 도대체 왜그러셨어요?>

“그러지 말지/정말 왜 그랬어…”

유승준은 이번 타이틀곡 '어나더 데이'를 통해 지난 날의 선택을 후회하며 다시 사랑 받고 싶다는 심경을 담았다. 가사에서 유승준은 "괜찮을꺼라 누가 말해준다면/ 비 러브드 어게인(Be loved again). 워너 러브 어게인(wanna loved again)/ 제발 되돌리고 싶어 더 늦기 전에"라고 호소했다. 또 "그땐 너무 어려서 생각이 어리석었어 바보처럼 결국엔 니 맘을 아프게 했어/ 이 길의 끝이 안보여 난 무섭고 또 두려워 용서 받기 전에 잊혀질 것 같아서"라며 후회했다.

유승준은 신곡 발표 다음날인 지난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떤 환경에서도 꿈과 희망을 버리지 마시고 절대로 빼앗기지 마십시오"라며 "힘들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요. 실패했으면 다시 도전하면 되고 넘어졌으면 다시 일어나면 됩니다. 그 누구나 실수합니다. 인생에는 연습이 없습 니다"라고 적었다.

또 한국 팬들을 향해서는 "나는 오늘도 꿈꾸고 기대하고 희망합니다. 언젠가 다시 만나기를. 멀리 있는 갓 태어난 사랑하는 내 두 딸들도. 17년간 함께 하지 못하는 사랑하는 여러분들도 너무 보고 싶고 그리운 오늘입니다"고 덧붙였다.

유승준은 당시의 결정을 실수로 생각하는 듯 하다. 유승준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군 입대 포기 기저에 깔려 있는 거짓말(?)도 크게 작용하는 듯 하다. 이중국적자였던 유승준은 병역의무를 다하겠다고 여러차례 공언하다가 2002년 1월18일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며 파장을 일으킨 것. 더구나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시점이 군 입대를 석달 남긴 시점이어서 대중의 공분은 더욱 컸다.

병역 기피 의혹이 일자 정부는 유승준을 입국 금지시켰다. 입대 영장 때문에 병무청 보증서까지 받아 출국했던 유승준은 입국이 거부되자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대중의 마음을 되돌리 기에는 부족했다.

이처럼 뜨거워지는 국적논란이 특정인에 대한 감정적 공격으로 흐르는 '마녀사냥'이 될까 우려 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박노자 오슬로국립대 한국학 교수는 칼럼을 통해 ‘국적’ 마녀사냥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진정한 자유주의 국가라면 국적포기자들의 입장을 진지하게 고려해 봐야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다만 우리가 서로 다양한 개인들의 성향과 인권을 출발점으로 보는 성숙한 공동체라면, 그 분담 방식도 개인들의 다양성과 인격 존중의 필요 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지 않지 않을까?” 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자유주의적 근대 국가에서 국적이란 확실히 선택사항이다”고 주장하며 “그 선택에 감정적으로 도덕적 가치를 부여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가 던진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은 이렇다. “이번 일이 계기가 되어서 조금 더 이성적이고 냉정 하며 객관적인 눈을 갖게 됐으면 하는 바람 이다”

“이성적 개관적으로 보자”

지난 2017년 당시 15년째 한국에 들어가지 못하고 중국에 체류 중인 유승준을 중앙일보가 전화 인터뷰했다. 그가 말한 흥미있는 사실들을 간추려 보았다.

그는 <해외 여행에서 한국의 어른들을 마주치면 부담스럽지만 중고교생을 자주 마주치면 먼저 말을 해주고 싶어서, 예전에 한국에서 가수 활동 할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 그래서 '공부 열심히 해라', '나라 세우는 일꾼 돼라'는 얘길 했다. 그러면 처음 보는 아저씨일텐데 '파이팅 '하고 답변해주더라.

중요한 건 이들은 내가 활동할 때 태어나지도 않은 학생들이란 점이다. 지금의 대학생 대부분도 날 모른다. 날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이 이처럼 많은 데 내가 ‘사회의 선량한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인물인가. 병역 문제로 이미 난 15년 간 한국 땅을 밟지 못했다. ‘병역 기피자’ 라는 불명예도 씌어졌다. 26~41세까지 15년 간인데 한창 꽃피울 나이에 한국 땅을 못 밟고 (병역 비리자의) 가장 상징적인 표현이 돼버렸다.>

미국시민권 획득으로 병역기피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가수 유승준씨.

그는 자신의 케이스로 한국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고 말했는데, <내 사건 이후에 해외 영주권을 가진 연예인은 다들 군 입대를 해서 비교가 되더라. 톱스타가 군 입대만 하면 내 이름이 거론됐다. 이렇게 보면 (역설적으로) 오히려 나 때문에 나라에 대한 의무 와 책임에 대한 경각심이 생긴게 아닌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국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재판부 가 우려하는 그런 점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소송을 한 것에 대하여 <사실 지난 15년 간 해외에 있으면서 '소송을 안 하면 다른 길이 없다' 며 국가에 대한 소송을 권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상대는 국가이고 난 개인이다. 난 (국가로 상대로 무언가를 하면) 안된다고 어릴 때부터 배웠다. 그렇지만 가만히 있으면 영원히 (입국이) 안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도 내 문제를 신경 안 쓰겠단 생각도 들었다. 계속되는 루머, 오해만 무성해서 너무 가슴 아프게 지냈다>고 말했다.

유승준의 변호인단의 주된 법적 논리는 <현재 유승준의 상황이 과연 비자 발급을 안 해줄 ‘상황’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비례의 원칙,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한다. 병역 기피 건으로 입국이 어려운 사람은 지금 유승준 한 명이다. 과거엔 분위기가 안 좋았겠 지만 현재까지 유승준을 못 들어오게 하는 게 과연 타당한가>

“계속되는 루머, 오해만 무성해서”

‘아들들이 아버지의 옛 모습을 기억하나’라는 질문에 그는 <둘째 아들은 내 옛 모습을 곧잘 따라 한다. 첫째가 점잖고 둘째는 까불이다. 이모들이 자꾸 ‘나나나’(2집 타이틀곡)를 하라고 하면 (노래나 춤을) 따라 한다. 사실 아내도 내 콘서트나 활동을 본 적이 없지만 가끔 옛 장면이 나올 때면 아이들에게 '아빠 되게 유명했던 사람'이라고 치켜세워주더라.>

그는 <15년 간 충분히 죄인 취급을 받으며 살았다. 2002년 시민권 취득 당시 한국에 돌아올 때 해명 기회도 없이 공항에서 쫓겨났다. 입국 금지 사유가 '사회에 악영향을 준 인물'이라더라. 정치범, 테러범, 아동 성추행범처럼 간주된 것이다. 나름대로 상처를 많이 받았다. 한때 사랑을 많이 받았 는데 입국도 못하고 미디어(언론)에서 갖은 모욕을 다 하니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고 했다.

‘어떤 모욕이었나라는 질문에, <기자들이 공항에서 여권 들어보라고 하고 사진을 찍더라. 심문 하듯이 묻더니 (취재) 끝나고 욕하더니 신기하다며 사인까지 받아갔다. 미국 돌아가는 길에 마음 많이 상했다>면서 가장 큰 상처는 <한 개그맨이 나를 풍자했었다. 여장을 하고 나온 채로 미국으로 도망간 계집애로 나를 표현했다. 어느새 나는 ‘도망간 사람’이 됐다. 그렇지만 난 도망간 것이 아니라 '(한국에)못 들어간 것'이다. 내가 잘했다는게 아니다. 솔직히 내 맘 누가 알겠나. 이젠 기대도 안 한다. 가족도 내 마음 모를 것이다>라고 아픈 마음을 표현했다.

그간 한국의 여론이 바뀌었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날 기억해주는 분들이 있어 감사하다. (인터넷을 보면) 지금 잘 나가는 가수와 나를 항상 비교 하더라. 그게 참 고맙다. 비·싸이와 특히 비교를 해줬다. 비나 싸이를 보면 자랑스럽고 부럽다고 얘길 한다.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부를 때는 '중요하고 대단한 위치이니 힘들더라도 세계에 한국 알리는 연예인이 되라'는 응원을 했다. 비에게는 '난 비록 안 됐지만 넌 꿈을 다 이룬 사람이라 부럽다'고 했다. 나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다. (내 상황을) 이해를 잘 해주시고 예전과는 (여론이) 다르다>고 말했다.

만약 귀국이 허락되어 고국에 가면 무슨 노래를 부를건가라는 물음에 <2집의 ‘나나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나나’를 보면 ‘언제나 힘들고 지칠 때 날 일으켜주던 그런 노랠 불렀다>고 답했다.

인터뷰 끝에 하고 싶은 말은, "한국에 돌아가진 못해도 한국은 내 조국이고 자랑거리다. 한국이 그립다."

 

편집국  chunjiinl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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