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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미국 비자금은 총 13억 달러(2탄)‘김대중 뉴욕 비자금’ 관리자들 중 한 명인 다니엘 리 씨, 잇따라 피소(被訴) 당해
임종규 뉴스메이커 선임기자 | 승인 2019.04.26 08:35
한국 <월간조선>의 조성호 기자가 최근 뉴욕 <뉴스메이커>에 취재차 연락을 해왔다. 조 기자는 한국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추적 보도하고 있는 언론인이다. 조 기자는 미국에서 김대중 비자금을 단독 추적하고 있는 <뉴스메이커> 임종규 선임기자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최근 조 기자는 한국에서 김대중 미국비자금을 조사하다 구속됐던 국정원과 국세청 관계자들의 재판기록을 입수했다. 그는 재판기록을 살펴보다 <뉴스메이커>가 2006년부터 보도한 김대중 뉴욕비자금 관련 내용이 재판문서에 담겨져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본지에 알려왔다. 다음 기사는 조성호 기자가 <월간조선>을 통해 보도한 일부 내용에다 임종규 선임기자가 그동안 취재한 내용을 추가한 것이다. <편집자 주>

김대중 뉴욕비자금과 그의 차남 김홍업 관련 의혹은 2006년 <뉴스메이커>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요지는 김홍업 측근들의 부탁을 받은 양모(당시 50세・뉴욕 거주)씨 등이 ‘007가방’으로 돈을 날랐다는 것이다. 양 씨 등이 나른 돈이 바로 김대중 비자금이었다는 사실은 다수의 증언을 바탕으로 본지가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양 씨는 “맨해튼 차이나타운에서 김대중 비자금의 일부를 북한인들에게 전달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007 돈가방’ 이야기가 한창 떠들썩할 때 나온 인물 중에 다니엘 리 씨(1962년생)가 있었다. 그는 한때 뉴욕 한인사회에서 김대중 측근들과 친분이 두텁다는 소문이 나 있었다. 그 때문인지 이 씨가 ‘김대중 비자금 관리자’란 소문도 돌았다. 

김대중 비자금 관리인들 중 한 명으로 알려진 다니엘 리 씨(왼쪽)와 이 씨 부부를 상대로 소송전을 벌인 조규성 동부관광 대표. 조 대표는 이 씨에게 6백여만 달러를 빌려줬다.

2006년 당시, 이 씨는 뉴욕 등지에 거액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국정원은 그런 이 씨에게 주목했다. ‘김대중 비자금 관리자’라는 소문이 난 이 씨를 조사할 경우, 비자금의 꼬리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러나 당시 국정원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질 못했다.
김대중 뉴욕비자금의 총책임자는 당시 40대의 다니엘 리 씨가 아니라 60대의 또 다른 이모 씨였다.
다니엘 리 씨는 ‘보스’ 이 씨 휘하의 행동대장 이었을 뿐이다.

당시 뉴욕으로 들어 온 김대중 비자금은 3억 5천만 달러가 넘었다. 이는 2006년 6월, 국정원 고위관계자가 본지 임종규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와 확인 해 준 내용이었다. 

뉴욕으로 들어 온 3억 5천만 달러는 총 책임자 이모 씨(60대), 행동대장 다니엘 리 씨(40대), 협력자 홍모(1946년생)씨 세 사람이 각각 1억여 달러씩 나누어 관리했다.

이 3억 5천만 달러는 1백여 페이퍼 컴퍼니(유령회사)를 통해 뉴욕에 유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국정원과 국세청은 이 같은 사실을 단 한 번도 본지나 <정실련>에 문의 한 적이 없었다.

기업은행도 다니엘 리 씨에게 돈을 떼였다. 기업은행은 다니엘 리 씨 부부에게 총 4백76만 달러를 대출해줬다.

김대중 비자금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 <뉴스메이커>는 제쳐두고 엉뚱하게 IRS의 한인직원에게 거액의 활동비를 지급하는 아마추어 같은 모습을 보였다.    

최종흡 전 차장 문답에 등장한 ‘뉴욕 서울플라자’도 2005년 9월, 다니엘 리 씨가 구입한 것이다. 당시 그는 2천 만 달러를 주고 이 상가를 구입했는데, 돈의 출처를 둘러싸고 여러 의혹이 나돌았다. 원래 이 씨는 그만한 재력(財力)이 없었다는 게 동포사회의 평가였다.

뉴욕의 ‘부동산 갑부’ 위치에 오른 이 씨는 불과 4~5년 만에 궁지에 몰렸다. 잇따른 송사(訟事)에 휘말린 것이다. 당시 <뉴스메이커> 보도를 정리하면 소송 경위는 대략 이러하다.

2009년 5월, 뉴욕의 사업가 조규성 씨(동부여행사 대표)는 이 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업가가 법원에 제출한 소장(訴狀)에 따르면, 그는 ‘이 씨 등에게 6백여만 달러를 빌려줬지만 이를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근거로는 조 씨는 이 씨에게 발행한 약속어음 등을 제시했다. 1년여 간의 소송 끝에 이 씨는 패소했다.
2010년 8월 기업은행도 이 씨를 겨냥한 소송전을 벌였다. 뉴욕주 뉴욕카운티지방법원에 기업은행이 이 씨 등을 상대로 제출한 소송 자료에는 ▲모기지(Mortgage・부동산 담보 대출) 원금 및 이자 4백79만3천여 달러 ▲신용대출 원금 및 이자 21만2천여 달러 등 총 5백만6천5백 달러를 이 씨 부부(다니엘 리와 에바 리)가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기업은행은 2007년 12월 20일 이 씨 부부 소유의 법인에 4백56만 달러를 대출했다. 이 씨 부부의 법인은 같은 날 뉴저지주의 한 부동산을 매입했다. 이 4백56만 달러는 부동산 매입가(5백20만2천 달러)의 약 88%에 달하는 액수였다. 기업은행이 모기지로 지급하는 통상적인 수준(70%)보다 높은 금액이라고 한다.

국정원, 다니엘 리 씨 소송과 관련한 공소장 요구 …
국정원도 이 씨 재산을 김대중 비자금으로 간주

기업은행은 건물가의 88%를 대출한 약 9개월 뒤, 다시 20만 달러를 이 씨 부부 법인에 신용 대출했다. 결국 이 씨 부부의 법인 차원에서 대출받은 전체 금액은 4백76만 달러로, 뉴저지 건물 매입가의 약 91.5%에 달했다. 이 법인은 2009년 3월 이후, 돌연 ‘디폴트(Default・채무 불이행)’를 선언했다. 

백악관, 국무부, 연방의회, 연방검찰, 국세청 등에 보내진 김대중 뉴욕 유입사건 조사 보고서.

이 씨 부부가 디폴트 선언 전까지 은행에 갚은 원금은 9만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국정원은 이 씨가 자신이 휘말린 소송과 관련한 공소장 등을 구해줄 것을 박윤준 국장에게 부탁한 것으로, 재판 기록에 적시돼 있다. 2018년 5월 18일 이현동 전 청장 2차 공판에서 김승연 전 대북공작국장이 검찰 측과 나눈 문답 내용의 요지다.

   〈- 검찰: 증인은 박윤준 국장에게 ‘미국에서 다니엘 리 씨를 사기죄로 고소한 공소장을 구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죠.
- 김승연: 네.
  - 검찰: (박윤준은) ‘비공개 기소로 처리하는 바람에 공소장을 아예 구할 수 없다고 김승연에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김승연은 공소장을 구해 달라고 계속했다’는데.
- 김승연: 그게 풀리면 수집해 달라고… 계속 요구한 건 맞다.〉

  2018년 11월 23일 박윤준 2차 공판에서는 이 씨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 김승연 전 국장이 자신의 변호인과 나눈 문답의 요지다.

   〈- 변호인: 다니엘 리가 기소된 후인 2012년 상반기쯤 (미국에서) 이○○(김홍걸 측근이라고 지목된 사람)이라는 사람에 대해 수사가 진행돼 가고 있었는데, 그 수사에서 다니엘 리가 참고인 또는 증인의 신분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에… 비공개 처리가 됐다는 이야기를 박윤준 국장이 해외정보원(C 씨)으로부터 듣고 그 사실을 증인에게 알려줬다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씨. 사건 제보자 양 씨는 김홍업 씨와 비자금 관리인들이 뉴욕에서 회의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 김승연: 그런 기억이 있다.
- 변호인: 2012년 상반기 김대중 비자금 문제가 ‘원칙적으로 처리됐다’(‘문제없다’는 식으로 결론 났다는 의미인 듯)는 검찰 주장이 제가 볼 때는 맞지 않는 거 같은데.

 - 김승연: 어느 게 맞다 틀리다기보다는, (그 당시) 그 문제가 다 끝났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 변호인: 미국에서 문제가 되는 세 사람(김홍업 측근)이 조성한 비자금 액수가 1억 몇천만 달러씩 다 합하면 3억5천만 달러가 된다는 이야기 들었나.

  - 김승연: 내 기억엔 3억5천5백만 달러이다… 셋이 균등하게 돈을 냈는데 그중 이○○은 제가 기억하기엔 그만한 자금을 동원할 능력이 없는 사람이었다. (한화로) 1천억원이 넘는 돈이다. (이○○은) 그런 재력가가 아니다.
  - 변호인: 국정원에서 박윤준을 만난 후 그 결과를 보고한 내용이다… (이 문건에는) ‘2010년 9월 국세청 박윤준을 만나 진행 상황 확인하고 의견 조율했다’고 기재돼 있다. 여기엔 ‘확인된 비자금 조성 내역’이라고 돼 있고 다니엘 리가 문제되는 미화 1억1천3백43만 달러…. 그중 담보 없이, 또는 담보가 있더라도 일반적인 담보 비율을 초과하는 대출을 받았다는 첩보가 있던데.

   - 김승연: 네.
  - 변호인: 이걸 보면 역외탈세 추적이나 비자금 추적 업무가 허황된 것은 아닌 걸로 보이는데.
  - 김승연: 네.〉

위 문답을 보면, 국정원・국세청은 다니엘 리 씨가 피소된 상황과 더불어 그가 보유한 자금의 성격까지 일부 파악하고 있었던 것 같다. 또한 국정원이 작성한 문건에 ‘확인된 비자금 조성 내역’이란 항목이 있는 것으로 보아, 국정원이 이 씨의 돈을 비자금으로 간주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IRS 한인직원에게 전달한
‘30만 달러’를 국고 손실로 판단
  

한국 검찰은 국정원이 국세청 측의 소개로 C 씨를 해외정보원으로 고용한 데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다니엘 리 씨 관련 내용이 인터넷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금도 이 씨와 관련한 소송 보도 내용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해외정보원 자격을 얻은 C 씨가 입수한 정보치고는 다소 빈약해 보이는 게 사실이었다. 

재판 기록에 따르면, 국정원은 C 씨에게 30만 달러를 활동비 조로 지급했다.
C씨에게 거액의 돈을 주고, 누구나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취득하도록 한 건 명백한 국고 손실이라는 게 검찰 측의 입장이다.

30만 달러 공작금 건에 대해 국정원과 국세청이 한 마디로 바보짓을 했다.
국세청은 이 건과 관련 아무런 국고 손실을 끼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능력도 없는 C 씨를  유능한 인물로 둔갑시켜 국정원 측에 소개시켜 준 죄는 씻을 수가 없다.

2006년 6월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김대중 비자금 미국 유입사건을 폭로하고 있는 뉴욕 <뉴스메이커> 임종규 선임기자.

또한 국정원은 국세청의 말만 믿고 C 씨를 정보원으로 고용, 거액의 혈세를 낭비했다.
이에 대해 정실련의 크리스 강 사무국장은 “김대중 미국 비자금 사건을 조사하면서 그들이 저지른 실수치고는 대가가 너무 크다”고 강조했다.

강 국장은 “김대중 비자금 사건을 1년 넘게 파헤친 사람은 그냥 두고, 엉뚱한 사람에게 거액을 사기 당했다”면서 “국정원이 정보활동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로서 김대중 미국 비자금 사건은 또다시 동면(冬眠)에 들어갔다. 좌파 문재인 정권 아래서는 국정원도, 국세청도 아무런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재판과정에서는 ▲ 김대중 미국 비자금이 13억 달러에 달한다는 점과 이 가운데 ▲ 1억 달러가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가려 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앞으로 김대중 비자금을 파헤치는데 있어 소중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그러나 김대중 미국 비자금에 대한 조사는 언제 또다시 재개 될지 알 길이 없다. 이는 대한민국에 의식 있는 보수정권이 들어서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임종규 뉴스메이커 선임기자/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임종규 뉴스메이커 선임기자  chunjiinl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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